요즘, 마포의료생협은

[경향신문] ‘공짜’ 운동 강좌… “질병 예방·건강 증진 두 토끼 잡지요”

‘공짜’ 운동 강좌… “질병 예방·건강 증진 두 토끼 잡지요”
김여란·정대연 기자 peel@kyunghyang.com

ㆍ마포의료생협 ‘운동권 프로젝트’ 가보니
ㆍ어린이 야구 강습 등 5개 강좌 무료 운영… “주민들 취지 공감해”

야구를 좋아하는 권성현군(7)은 매주 토요일이면 설레며 오전 6시에 눈을 뜬다. 지난달 마포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마포의료생협)에 가입한 뒤 성현이에게 야구를 함께할 코치와 친구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공을 잘못 던졌을 때는 너도 공을 주우러 뛰거나 친구에게 미안하다는 뜻을 꼭 전해.” 망원 유수지 운동장에서 진행되는 마포의료생협 어린이 야구 강습시간에는 기술보다는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먼저 강조한다. 1학년인 성현이도 4~5학년 형들과 어울려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이유다.

사설 어린이 야구단에 들어가려면 한 달에 수십만원이 들지만, 마포의료생협에서는 모든 과정이 무료다. 첫 시간에 3명이던 참가자는 한달새 12명으로 늘었다. 권군 어머니 황우현씨(39)는 “아이가 야구를 좋아해서 그동안 남편과 함께 상대해주느라 버거울 정도였는데 이제 실컷 야구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마포의료생협이 ‘운동권프로젝트’로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 야구단 회원들이 지난 24일 서울 망원동 망원유수지 운동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마포의료생협은 지난 7월부터 ‘운동권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난해 지역 주민의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 등을 위해 설립, 조합원 520여가구가 모인 마포의료생협은 전문강사와 함께하는 어린이 야구·신체종합계발 트레이닝과 성인 탁구·테니스·종합트레이닝 등 생활체육 프로그램 5가지를 무료로 운영 중이다.

올해 초 대사증후군 진단을 받은 권기주씨(36)는 테니스를 하기 위해 두달 전 마포의료생협에 가입했다. 직장 생활을 한 뒤 운동할 여유가 거의 없었고, 친구들과 종종 농구를 했지만 모두들 바빠 시간 맞추기도 어려웠다.

권씨는 “테니스를 시작한 뒤로 토요일에 술 덜 먹고 일찍 자고 있다. 체중 조절도 시작했다”며 “단지 치료가 아니라 운동에 참여해서 건강을 지켜간다는 의료생협 취지가 맘에 든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를 맡은 조영권 조합원은 “의료생협하면 보통 병원과 치료를 떠올리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예방을 위해 생활체육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며 “단지 운동을 하러 생협에 가입한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마포의료생협의 취지에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자금 5만원을 내고 조합원이 되면 오는 10월 개원할 마포의료생협 병원 이용은 물론 각종 건강강좌 등 조합원 프로그램에 동참할 수 있다. 마포의료생협은 조합원 외 지역 소외계층·공동체를 위한 건강 증진활동도 병행한다.

향후 운동권 프로젝트에는 오후 10시에 가게 문을 닫고 퇴근하는 망원시장 상인들을 위한 30분짜리 ‘시장통 스트레칭’, 장애 아동을 위한 스트레칭 프로그램이 추가될 계획이다. 무직 소외계층·비정규직 등 건강 검진 기회가 없는 이들을 위해 ‘찾아가는 건강검진’도 진행하고 있다. 홍대 앞 상인회와 협약을 맺어 9월 중에는 홍대 부근 주점 등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한 건강검진을 진행할 계획이다. 운동권 프로젝트 등 자세한 내용은 마포의료생협 홈페이지(http://mapomedcoop.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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